[동아일보] 더 풍성하게… 실내악 봇물 터진 가을

작성일 23-09-20 16:51

봄에 못 열린 서울스프링축제, 10일 영산아트홀서 개막공연
티엘아이-어텀 페스티벌도 눈길

10월의 공연장이 실내악의 단아한 화음으로 가득 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에서 순연된 무대부터 젊은 축제까지, 유례없이 다양한 실내악 페스티벌이 클래식 팬의 눈길을 붙든다. 무대 위 거리 두기가 용이한 실내악의 장점도 살렸다.

매년 4, 5월을 빛내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15년째인 올해 ‘가을의 스프링 축제’가 됐다. 봄은 아니지만 샘(spring)처럼 신선하고 용수철처럼 통통 튀는 화음 잔치를 예고한다.

10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리는 개막공연은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이 출연하는 하이든 플루트4중주 5번으로 시작해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케르트 등이 화음을 맞추는 브람스 피아노5중주로 이어진다. 11일 영산아트홀 ‘해피 버스데이 루트비히’, 12, 14일 서울 안국동 윤보선 고택 콘서트, 13일 비발디 바흐 등의 작품을 연주하는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15일 서울 한남동 일신홀 ‘잊힌 봄(forgotten spring)’을 거쳐 16일 영산아트홀 폐막공연 ‘2017’까지 7개 무대를 마련했다.

객석 규모 단 244석이지만 국내외 최고 아티스트들이 거쳐간 성남의 강소(强小) 공연장 티엘아이 아트센터는 13일부터 22일까지 네 개 무대의 ‘제2회 티엘아이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을 준비했다. 첫날인 13일에는 피아니스트 송영민,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첼리스트 홍진호가 탱고의 대명사인 피아졸라의 작품들을 들려준다. 15일 타악기 연주자 심선민이 중심이 된 무대, 20일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커티스 프렌즈’, 22일 관악기들의 피날레 무대 ‘팡파레’로 이어진다. 3만 원.

첼리스트 박유신이 예술감독을 맡아 지난해 출범한 ‘어텀 실내악 페스티벌’은 올해 국내 젊은 아티스트들의 축제로 20, 23일 무대를 연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김영욱, 비올리스트 김상진 이한나, 첼리스트 김민지, 플루티스트 조성현, 피아니스트 김태형 안종도가 출연한다. 올해 주제는 낭만주의 음악의 도래를 알리는 ‘1800년대로부터(from 1800s)’다.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동시대 음악 저널리즘의 상징인 ‘라이프치히 음악신보’를 주제로 베버, 브람스, 슈만의 작품들을 연주한다. ‘영감(inspiration)’을 제목으로 택한 2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는 드보르자크, 수크, 도흐나니 등 동유럽 작곡가들의 작품이 오른다.

노부스 콰르텟은 16, 17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이틀간의 ‘멘델스존 전곡 시리즈’를 연다. 중기 낭만주의 거장으로 친구 슈만과 함께 실내악 발전에 큰 이정표를 세운 멘델스존의 현악4중주를 전부 선보이는 진지한 실내악 무대다. 16일 현악4중주 1, 2, 4번, 17일 3, 5, 6번을 연주한다. 4만∼5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